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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2017학년도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번역과 합격 | ||
수강강좌(교수님) | () | 평 가 | |
등록일 | 2016.12.30 | 조회수 | 3,226 |
임OO, 2017학년도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번역과 합격
1. 먼저 간단한 합격 소감을 들려 주세요. 시험 당일(외대의 경우 1차 및 2차), 어떤 기분으로 무슨 준비들을 했나요? |
시험 당일 아침에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 진한 커피를 마시며 좋아하는 어휘와 필사했던 문장을 찬찬히 되짚어보았습니다. 정작 시험에서는 하나도 생각해내지도 못했지만. 지문을 받고 읽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긴장 때문에 머리와 손이 차갑게 굳어버려 간단한 문장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글자도 제대로 쓰지를 못했습니다. 어떻게 답안을 썼는지 기억도 잘 못할 정도로 멍한 상태였고 시험장을 나온 후에도 영 기분이 꺼림칙했습니다. 학관 건물을 빠져 나와 학교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이상하게 마음이 심드렁해지고 아쉬운 감정마저 사라져버리던 것이 기억납니다. 이렇게 별다른 기대도 없이 이런 저런 딴짓에 열중하고 있었는데 막상 합격 소식을 접하니 그냥 순수하게 기쁘더군요. 지금은 또 여러 걱정이 가득합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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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통번역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어학연수 또는 영어권 국가 거주 경험이 있나요? 입시 준비를 시작할 당시의 자신의 영어 실력이나 그 때의 느낌은 어땠나요? (e.g. 나만의 강점과 약점, 입시 준비를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것 등) |
어렸을 때부터 워낙 글을 쓰는 것도 읽는 것도 좋아했고 특히 외국 문학을 즐겨 읽었기에 번역을 비롯해 책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살아가는 삶에 종종 마음이 끌리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대한민국 청년들이 그렇듯 정신차려 보니 졸업 시기에 맞춰 공채 준비를 하고 입사해 회사를 다니고 있었어요. 슬프게도 회사 생활이 즐겁지만은 않았고, 어느 순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힘들게 살아가야 한다면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시도는 해보자, '더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일'을 해보자. 그래서 직장을 그만 두고 여행을 떠나 그간의 예금을 탕진하며 깊은 고민을 시작했고, 제 관심과 상황과 능력에 가장 잘 맞는 일이 번역이겠다 결론을 내린 후 집에 돌아와 일과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여행하며 읽었던 캐나다 작가의 아름다운 소설 한 편이 국내에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결심에 큰 기여를 했지요. 제 안에 무언가를 꺼내놓을 수 있을 만한 분야일 것 같았어요. 당시 제 영어 수준에 대해 말하자면, 퇴사 후 여행으로 캐나다 밴쿠버 (그리고 몬트리올)에서 보낸 6개월, 그간 시청한 영미권 드라마, 영화 및 읽은 책 목록으로 대충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전공도 아니었고 업무에 영어가 필요한 것도 아니었지만 언제나 제 일상 한 쪽에는 영어가 존재했습니다. 체계적으로 공부하진 않았더라도 좋아하는 것들을 통해서 꾸준히 접촉했어요. 실제 입시 준비할 때도, 영화 보고 책 읽으며 놀 때조차 공부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이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번역을 꿈꾸시는 분 대부분이 그럴 거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요. 어쨌든 앉아서 연필 들고 공부하기 싫을 때는 그냥 원서 하나 들고 읽었습니다. 싫은 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못 하고, 지구력도 좋지 않고, 여덟 시간 일하면 여덟 시간 놀아야 하는 사람은 오직 좋아하는 일에만 자기 시간을 희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성격상의 단점 때문에 일하며 공부하는 생활이 힘들 거라는 걸 처음부터 알았고, 그래서 처음 공부 시작했을 때부터 하루에 몇 시간 공부하겠다느니 이런 현실성 없는 목표는 세우지 않았습니다. 다짐은 딱 두 가지였습니다. 즐겁게 공부하자. 그리고 하루에 하나라도 배우자. 기사 밑줄 치며 읽고 분석하는 공부, 문법책 붙들고 외우는 공부, 못하겠으면 책 읽었고, 새로운 단어 단 한 개라도 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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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특별히 이창용어학원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
제가 원하던 수업이 전부 학원 커리큘럼에 있었습니다. 공부 시작할 당시 관사와 조동사가 아리송해서 이 부분을 잡아줄 수 있는 문법 수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양시래 선생님의 문법 수업을 들었고, 실제 시험에 미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양성애 선생님의 이대 번역 실전반 수업이 있었습니다. 개인별 첨삭, 기출 문제, 스터디까지 도와주셔서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따로 걱정할 일이 없었습니다. 매월 수업시간표 체크해서 필요한 강의 듣고 선생님들이 당부하는 내용만 잘 숙지하면 학원 다니면 수업으로 채울 수 있는 부족한 부분은 다 채울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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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수업시간, 1:1 또는 그룹 스터디, 자습을 통해 쌓은 나만의 입시 공부 노하우가 있다면? (e.g. Writing, Speaking, Note-taking 등 영역별 공부방법) 1차 및 2차 대비에 있어 어떤 공부 방법들이 가장 효과적이었나요? 또 이창용어학원 수강을 통해 쌓은 공부 및 입시 준비 노하우가 특별히 있나요? |
시험 전 몇 주를 제외하고는 계속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은 편이라 학원 수업과 스터디 만으로도 사실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시험 보기 일주일 전까지도 기출 문제를 훑고 있었으니 말 다했죠. (혹시 제가 그랬던 것처럼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할 계획이라면, 돈을 가능한 많이 모은 후 퇴사하여 생활 걱정 없이 공부에 열중하는 쪽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제한된 시간 내에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공부하자는 마음에 이것저것 많이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을 최대한 억누르고 봤던 내용을 다시 보고, 또 다시 봤던 것 같습니다. 머리에 몰랐던 내용을 새로 입력하는 것보다 한 번 봤던 내용을 다시 되새기는 게 기억하기에도 좋고 쉽더군요. 그래서 애초에 기록을 꼼꼼히 해서 복습을 자주 했습니다. 단어장에는 새로 배운 어휘와 용례를 적어놓고, 필사 노트에는 책이나 기사를 읽으며 만난 좋은 문장을 옮겨 쓰고, 첨삭 노트에는 선생님께 첨삭 받은 내용을 정리해서, 이 세 개를 수시로 읽었고 시험 들어가기 전에도 봤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시간은 일을 많이 하거나 피곤한 날, 그냥 허무하고 무력한 날 공부하기 싫은 마음을 이겨내야만 했던 순간들 입니다. 사실 이럴 때 침대에 널브러진 몸을 일으켜 책상 앞에 앉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서, 저는 '어제보다 단 하나만 더 알면 된다'는 생각으로 단어 몇 개라도 끄적거리거나 팟캐스트를 틀어놓고 두서없이 딕테이션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음이 동했던 글을 찾아서 다시 읽으며 문자에 대한 애정, 혹은 애증을 자극하기도 했어요. 실제로 이렇게 힘을 쥐어짜면서 공부한 내용은 머리에도 오래 남았고, 다음 날 일어났을 때 그래도 무언가를 하고 잤다는 생각에, 24시간 전의 나보다는 더 똑똑한 내가 되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줬습니다. 이런 소소한 성취감이 없었다면, 제 마음 속에 지난 2016년은 그저 지난한 입시 준비의 기간으로 남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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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창용어학원에서 본인에게 가장 도움이 많이 됐던 수업은 무엇인가요? 그 이유가 있다면? |
이대 번역 실전반 수업입니다. 모든 시험은 그 시험에 맞는 실력을 기르는 동시에 시험장에서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시험에 익숙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잘 맞는 수업이 번역 실전반 수업이에요. 실제 시험과 동일한 방식으로 매주 모의고사를 보기 때문에, 내가 내 취향에 맞춰 선별한 지문이 아니라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글을 파악해서 정해진 시간 내에 답안을 완성할 수 있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실제 시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또, 내가 작성한 답안에 대해 선생님 뿐만 아니라 같은 수강생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글을 쓰는 능력은 혼자서 갈고 닦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눈으로 내 글을 바라보고 눈치 채지 못했던 나쁜 버릇과 나의 장점을 탐지해내야 합니다. 매주 첨삭을 받고 대표원고도 맡다 보면 실수가 눈에 보이고, 문장을 어떻게 다듬어야 할지도 가닥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양성애 선생님 수업은 실력 함양에도, 실전 연습에도 최적의 강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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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입시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하루를 어떻게 보냈나요? (하루 총 공부 시간, 주로 공부했던 장소, 수업, 자습, 스터디 등에 매일 몇 시간을 투자했으며, 어느 것에 비중을 더 두었는지 – 만약 기간별로 다르다면 기간별로 설명을 덧붙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기본적인 스케줄은 이대 번역 실전반 수업과 스터디 참가였습니다. 연초에 입시 준비를 시작하며 문법 강의와 기초반 강의를 들었고, 그 후에는 수업을 들으며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스터디도 수업과 동일하게 영한 및 한영 지문 1개씩 실제 시험 상황처럼 번역하고 검토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즉 매주 4개의 지문으로 시험 연습을 한 셈입니다. 수업과 스터디에서 다룬 네 개의 지문은 게을러서 바로 다음 날 복습하지 못했더라도 몇 주, 심지어 몇 달 후에라도 다시 찾아서 꼭 검토했고, 답안도 첨삭 받은 후 꼭 다시 작성해보았습니다. 기출 문제 역시 혼자 시간을 재보며 풀어보았습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저는 지구력이 약하고, 하기 싫은 일은 절대 못하는 성격이라 공부다운 공부는 수업과 스터디로 끝이었습니다. 하루 공부한 시간을 따지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규칙적인 공부는 힘들었어요. 일을 많이 하거나 피곤한 날이면 책 몇 장 뒤적이다 몇 날 며칠을 허투루 보내기도 했습니다. 대신 놀아도 언어를 쓰면서 놀자는 약속 한 가지는 지키려고 했습니다. 영상 볼 때는 노트 하나 들고 모르는 어휘와 표현을 받아 적었고, 책 읽을 때도 생소한 단어와 필사할 문장을 옮겨 적었습니다. 한국어 책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적확한 어휘사용을 위해서는 한국어 공부도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해 흥미 있는 이슈는 꼭 챙겨서 국내외 기사를 읽었습니다. 2016년이 여러모로 아주 다사다난하여 세상이 뒤숭숭한 와중에도 저에게는 긍정적인 면이 있었네요. 마음에 든 영화와 책의 국내외 리뷰를 꼼꼼히 찾아 보기도 하고, 다큐멘터리, 스탠드업 코미디나 팟캐스트도 들으며 다양한 수단으로 뇌를 자극했어요. 이런 방법은 영어 공부에도 좋지만 전반적으로 세상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배경지식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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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마지막으로 선생님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무식하고 용감하게 입시를 시작했는데 한 번에 합격하고 장학금도 받을 수 있었던 건 역시 학원 도움이 컸던 것 같아요. 특히 양성애 선생님께 영어뿐만 아니라 입시 전반에 관해 좋은 조언과 도움을 받아 감사 드립니다. 산만하고 질서 없는 공부 방법에 대해 이렇게도 길게 이야기를 늘어놓으려니 부끄럽지만 그럼에도 도움을 얻으실 분이 있을까 용기를 냅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도 없는 단 하루의 시험을 위해 몇 달 동안 삶의 일부를 할애해야 한다는 건 확실히 억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니까, 하고 싶으니까요. 책만 들여다 보는 우울한 날들이 아닌 크고 작은 배움과 희망을 품은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라며, 제가 힘들 때마다 종종 떠올렸던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의 문장 하나로 긴 글을 마치겠습니다. "Hope is the enduring belief in the attainability of fervent wishes, in spite of the dark urges and rages which mark the beginning of exist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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