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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2016학년도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번역과 합격 | ||
수강강좌(교수님) | () | 평 가 | |
등록일 | 2016.03.06 | 조회수 | 2,734 |
강아름, 2016학년도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번역과 합격
1. 시작하며<?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제가 번역 대학원시험 준비를 처음 시작한 것은 2014년 4월입니다.하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공부를 지속하지 못하다가 2015년 1월에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으며, 양성애 선생님의 모의고사 수업은 일단 부딪쳐 보자는 생각으로 공부의 처음부터 들었습니다. 영문과 계열도 아니고 어학 연수 경험도 없는 제가 장학생으로 합격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의문들이 있었습니다.이 합격 수기를 통해이제 공부를 시작하시는 분들이 가질 궁금증들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더불어 제 공부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함께해주신 양성애 선생님의 수업을 보다 잘 활용하실 수 있도록 제 경험을 남깁니다. 제가 공부했던 방식은 오랫동안 영어에 관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공부하신 분들께는 별로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저처럼 단기간에 합격을 목표로 공부하실 분들만 참고해 주세요.
2. 단어
원래 목표는 Word Smart를 세 번 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 한 시간 가량을 투자해 스펠링을 한 번씩이나마 써보면서 외우려 했습니다만 분량도 너무 많고 잘 외워지지도않아서, 단어 암기에 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책장을 훌훌 넘겨보면서 가볍게 여러 번을 보아 단어에 익숙해지는 쪽으로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Word Smart의 단어들은 고급 단어들로 한영 번역에서 제가 이들을 정확히 구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목표를 ‘영한 지문 독해 시 단어를 몰라 겪는 어려움을 줄이겠다’는 정도로만 잡아,자투리 시간을 주로 활용했습니다. 이동 시간, 식사 후 쉬는 시간, 화장실에 가는 시간 등을 이용했고, 스터디 파트너와 함께 일주일 단위로 분량을 나눠 영어 단어가 쓰인 시험지에 외운 한글 뜻을 써보는 방식으로 암기 확인을 했습니다. 분량이 많아 모두 외우지 못할 때면 그 단어가 가지는 느낌이 긍정인가 부정인가 정도만 체크한 적도 있습니다. 대략적인 뜻만 알아도 영한 번역에서는 어쨌든 제 방식으로 풀어 쓸 수 있는 가능성이나마생기니까요. 단어 암기에 대해서는 시험 준비 기간 동안에 저도 끊임없이 고민했던 문제인데, 아무래도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양성애 선생님 모의고사의 영한 지문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이기도 하고, 어려운 단어를 익혀두는 편이 독해의 부담을 많이 덜어주기 때문입니다.
3. 문법
공부를 시작할 때 문법을 한 번 체계적으로 정리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졌으나 역시 시간에 쫓겨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문법 전반을 어설프게나마 알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오히려 문법만을 정리하기에는 집중력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관사 정도만 한 번 쭉 정리하고,나머지는 모의고사나 독해에서 오역이나 실수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 그때 그때 해당 문법 파트를 찾아 공부하는 식으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알면서도 놓치는 문법 부분에 대해서는 양성애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다시 짚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법서를 따로 보지는 않았고 주로 인터넷에서 문법 관련해서 상세히 설명되어 있는 글을 찾아 공부했습니다.
4. 독해
많이 읽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1월에 공부를 시작하던 당시의 저는 하나를 읽어도 정확히 읽는 것이 더 중요한 상태라고 판단했습니다. 그간 영문 텍스트를 그냥 줄줄 읽고 넘어가는 것에 익숙하고 실제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해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지문을 읽어도 뭔가 찝찝하고 글의 논리가 딱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양성애 선생님께서 매주 주시는 리딩 자료부터 정말 제대로 한 번 소화해보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2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의 자료들을 4번 가량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먼저 그냥 한 번 쭉 읽고, 모르는 단어를 찾은 후 다시 읽고, 막히는 문장의 문법 부분이나 표현 등을 공부한 후 다시 한 번 읽고, 한국어로 매끄럽게 번역되지 않는 부분을 읽을 만한 글로 만들어보며 다시 한 번 읽었습니다. 초반에는 이 작업 만으로도 일주일이 빡빡하게 채워졌습니다. 다른 글들을 읽을 여유가 좀처럼 생기지 않아서 불안한 마음도 들었으나 어찌되었건 중요한 것은 어떤 글이든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2, 3달 정도는 이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제 경우에는 특히 서평을 읽으면서 독해력이 신장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서평이 일반 기사보다는 조금 더 추상적이면서도,어려운 에세이를 읽기에는 아직 부족한 제 실력으로 글의 논리 구조를 보다 촘촘히 이해하는 연습을 하기에 좋았던 듯 합니다. 1월부터 4월경 까지는 양성애 선생님이 주시는 리딩 자료만으로 독해 공부를 진행했고,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 이후부터 이코노미스트와 뉴욕타임즈 기사 및 사설, 양성애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주시는 에세이 등을읽었습니다. 러셀의 글은 입시 준비 전반에 걸쳐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읽었고, 머리가 아플 때는 제가 좋아하는 범죄 소설의 영문판을 읽으며 옛날보다 더 수월하게 읽힌다는 사실에 기뻐하기도 했습니다.
5. 영한
양성애 선생님 수업 시간에 모의고사를 보고 나면 선생님께서 첨삭을 해주십니다. 해당 답안에서 제가 부족했던 부분과 또 잘했던 부분에 대한 총평과 함께 각 문장 및 단어별로 다양한 코멘트가 달려 나옵니다. 영한 모의고사 지문은 난이도가 꽤 있기 때문에 역시 3~4회에 걸쳐 공부했습니다.모의고사를 본 후 수업 시간에 선생님 해설을 들으면서 한 번,집에 돌아가서 그날 내용을 복습하면서 한 번,첨삭지가 나오고 나서 제 답안과 선생님의 샘플 번역본을 비교하며 한 번,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종합하여 완결된 형태의 답안을 만들면서 한 번. 원문을 정확히 독해해 본 후 한글로 어떻게 옮겨야 자연스러울지를 반복적으로 고민했습니다.더불어 영한 번역의 경우 저는 제 번역본을 가족들에게 읽어주곤 했는데, 이게 의외로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제가 혼자 읽기 위한 글이 아니라 타인이 보고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하니까요. 제가 읽어주는 것을듣다가 그들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부분은 따로 체크해서 보다 쉽고 정리된 한글 문장으로 고쳐보았습니다. 가독성이나 한글 구사를 위한 공부를 따로 하지는 않고선생님께 받아 모아둔 제 번역 첨삭지를심심할 때마다 읽어보는 것으로 대체했습니다.어색하거나 잘 정리되지 않는 문장이 있을 때면 영어 원문 없이 제가 번역한 글만 반복해서 읽으면서 번역문 느낌이 없는 한국어 텍스트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어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6. 한영
한영은 제게 영원한 고통의근원이었습니다. 기술 번역에 나오는 수준의 글을영어로 써본 적도없고, 영어를 영어답게 쓴다는 것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어서 처음엔 한 문장을 제대로 번역하는 것도 힘겨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일단 양성애 선생님의 한영 모의고사 샘플 번역본을외우는 것이었습니다. 똑같은 지문이 시험에 나올 확률은 거의 없기 때문에 샘플을 무턱대고 외우는 것이 효율적인가 하는 의문을 가졌으나 초기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습니다. 암기하면서 중점을 뒀던 것은 글의 구조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한글 문장이 영어 문장으로 표현될 때 어떤 도식이 존재할 것이며 그 도식에 익숙해지겠다는 생각으로 암기를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기사를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이 나오면 따로 기록해두고 반복해서 읽으면서 수학 문제를 풀듯이 구조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한 문장을 표현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양성애 선생님께서 모의고사 해설 때 여러가지 대안들을 제시해 주십니다. 저는 거기에서 제가 가장 잘 쓸 수 있는 문형이나 대표 표현들을 선택해 익힌 다음,다음번 모의 고사 때 정확히 응용해서 써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면 다시 그에 대한 코멘트가 나오고 암기와 응용을 반복했습니다. 특정 주제의 관련 단어들은 모의고사 샘플 번역본을 외울 때 함께 외우고, 숙어 중에서 제가 쓸 수 있을만한 것들은 따로 정리해 반복적으로 봤습니다. 또한 <정의란 무엇인가>의 영문판을 읽으면서 틀리지 않고 쉽게 쓸 수 있는 영어 문장들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했습니다.
7. 양성애 선생님 모의고사 활용법
양성애 선생님의 수업은 실전과 똑같은 모의고사로 진행됩니다. 100분 동안 답안을 작성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한 텍스트를 붙잡고 5시간, 6시간 번역하면 누구나 양질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험은 단 100분 안에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고, 굉장한 스트레스의 상황 하에서 시험을 치뤄내려면 ‘100분 번역’에 대한 면역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문의 길이에 따라, 난이도에 따라 유연하게 시간 분배를 하려면 훈련이 필요합니다. 저는 1월부터 7월경까지는 제 스스로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100분 모의고사를 보는 중에 시간을 계획적으로 분배해 쓰는 연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제가 가장 후회하는 부분입니다.) 일단 실력만 붙으면 속도도 자연스레 빨라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고 결국 8월까지도 100분 내에 모의고사를 마치지 못해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렸습니다.마지막 두 달은 모의고사를 보면서 번역 90분, 리비전10분의 틀을 잡고 연습했습니다.(100분을 활용해서 시험을 보는 것은 최대한 일찍 시작해서 훈련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더불어 양성애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다만 입시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나중에 번역가가 되어서 신경 쓰고 주의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서함께 다뤄주시기도 하는데, 이 역시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8. 과제 및 크리틱
양성애 선생님 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과제로 대표 원고를 제출하는데, 이 과정이 제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과제로 제출하는 글은 수업 시간에 모두가 함께 보는 글이기 때문에 그만큼 세세한 부분들까지 신경을 쓰게 됩니다. 보다 나은 원고를 제출하기 위해 자료도 찾아보고 관련 기사도 읽어보고, 제가 쓴 문장을 반복해서 읽고 수정해보고 하는 과정이 실력 향상으로 이어진 듯 합니다. 저는 한영 번역을 특히 두려워했기 때문에 한 번씩 과제를 제출하게 되면 몇 시간씩 매달려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고민하는 시간들이 마냥 고통스러운 것만은 아닙니다.정성을 들여 번역을 하면 할수록, 결과물에 드러난 실수들이 많더라도 그 실수들을 함께 고치는 과정에서 더 많이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 글을 다른 이들과 함께 읽고 그들의 의견을 듣는 것, 오역과 어색한 부분을 함께 고치고 또 그들의 글에 제 의견을 제시하는 과정은 대학원의 수업 방식과 동일한 것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미리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9. 스터디
양성애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선생님께서 스터디 파트너를 연결해 주실 겁니다. 선생님께서 각자의 번역 스타일이나 장단점을 알고 계시기 때문에 좋은 파트너를 찾아 주십니다.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신 스터디 파트너가 제가 취약한 부분을 굉장히 잘 잡아줄 수 있는 친구였고, 덕분에 서로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며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터디 초반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단어 암기 상황을 체크하고, 서로 과제로 해온 영한 번역본을 첨삭하고, 한영 자료를 암기했습니다. 시험 두 달여 전부터는 일주일에 두 번씩 각자 준비해온 텍스트로 90분 모의고사를 본 후 서로의 답안을 읽고 첨삭했습니다.
10. 공부시간
새벽에 일어나 머리가 가장 맑고 전투력이 충만할 때 전날 하기 싫어 미뤄둔 문법이나 막혔던 부분들을 해결하고, 오전에 리딩, 오후에 모의고사 복습 및 과제, 저녁에 한영 암기를 했습니다.학원에 가지 않고 컨디션이 좋은 날은 최대 16시간까지 해본 적도 있고, 도저히 공부가 하기 싫을 때는 최소 3일에서 최대 2주까지 공부에서 손을 떼어버린 적도 있습니다. 이건 개인의 공부 스타일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제 경우에는 공부를 해도 능률이 오르지 않고 너무 지쳐있을 때면 두 달에 한 차례 정도는 그냥 손을 놓고 놀았습니다. 이는 그렇게 놀고 나면 나중에 불안해져서 그때부터 집중력이 훨씬 높아지는 제 성향 탓입니다.하지만 영어에서 손을 놓고 노는 기간이 일주일을 넘길 때면 그 후에 일정 정도까지 실력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11. 시험 당일
한 시간 반 정도 일찍 도착해서 학교 인근 까페에서 미리 준비해 간 한국 관련 뉴욕 타임즈 기사를 몸풀기로 읽었습니다. 어차피 이 때는 뭘 해도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그냥 인쇄물 앞에 앉아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기로 했습니다. 시험이 시작되고 나서 원래 연습했던 대로 영한 지문을 먼저 읽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몇 번 쭉쭉 읽으면서 번역할 때 문제가 될만한 부분만 원문 아래 간단히 써보고,연습지에 글 전체를 간략하게 옮겨본 후 마지막으로 원문과 연습지의 글을 비교해 읽으면서 답안지를 작성했습니다. 영한 번역을 30분 이내에 마치고 모의고사 때보다 시간을 많이 아낀 상황에서 한영 번역으로 넘어가게 되어 마음이 조금 가벼웠습니다. 한영 지문은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와 원자력에 관련한 것이었는데 마침 양성애 선생님께서 예술 작품에 관한 에세이를 주셔서 읽은 적이 있고, 게다가 원자력은 수업 시간에 한영 지문으로 다뤘던 터라 단어 선택에 큰 어려움이 없어 답안 작성이 훨씬 수월했으며, 덕분에 문장의 구조에 조금 더 신경을 쓸 수 있었습니다.
12. 끝마치며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합격이 끝이 아니라 더 어렵고 힘든 시간의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합격자 발표가 나던 순간의 그 기쁨을 어떻게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공부하는 동안 수많은 의문을 품었고 끊임없이 계획을 수정했으며, 불안해하고 또 방황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양성애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었고, 선생님과 의논하는 중에 많은 힘과 자신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양성애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면서, 이제 합격을 위한 공부가 아닌 진짜 공부에 매진하여 좋은 번역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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