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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2016학년도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통역과 합격 | ||
수강강좌(교수님) | () | 평 가 | |
등록일 | 2016.01.06 | 조회수 | 3,772 |
박 한예슬, 2016학년도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통역과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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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저 간단한 합격 소감을 들려 주세요. 시험 당일(외대의 경우 1차 및 2차), 어떤 기분으로 무슨 준비들을 했나요?
몇 년 전만해도 외대 진학은 저로선 엄두도 못 낼 목표였습니다. 막상 합격 소식을 받고 보니 어떻게 이 일이 가능했나 싶고, 그만큼 부족하다는 걸 알기에 앞으로의 일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다만 지금은 한 사람의 크리스천으로서 모든 감사와 영광을 주님께 드리고 싶습니다.
<1차>
오전에 파트너들과 간단한 Note-taking 연습을 했습니다. 함께 점심 먹고 들어갈 때 아는 분들을 많이 만나서 그냥 학원 가는 것처럼 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시험장 앞까지 오신 선생님들께서 응원해주시는걸 보니 더더욱 그랬고요.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시험보기 직전까지는요ㅋ
영-영 듣기 방송 나오기 전까지는 한-영 지문을 쭉 읽었습니다. 처음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파악하기 힘들었고, 나중엔 이거 잘못 요약하면 정보에 매여 결론을 날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내용을 중심으로 쓸지 대강 틀을 잡아놓고 영-영 지문을 들었습니다.
영-영은 그 자체는 어렵지 않았으나 논리를 따라가기가 좀 까다로웠습니다. 결국 영-영, 한-영 둘 다 논리적으로 애매한 글이 출제된 셈인데 그런 경우 논리력을 보고 싶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가능한 한 논리적인 글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즉, 세부사항이나 예시는 칸을 차지한다 싶으면 과감히 버리고 ‘그래서 이 예시를 통한 결론’ 또는 ‘그래서 정말 하고 싶은 말’에 초점을 뒀습니다.
에세이 두 개는 20분 남겨두고 썼습니다. 내용에 신경쓰기 보다는 의식적으로 ‘안 틀린 영어’만 최대한 썼습니다. 약 3분 남겨놓고 영영 검토하다가 시간이 다 되어 제출했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도 문법 실수를 몇 개 발견하고 고쳤기 때문에 모든 글을 끝까지 검토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지만 시험장 나가서는 썼던 내용을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2차>
시험장 앞 복도에 있을 때 진행요원 한 분이 교수님들께선 ‘여유’ 그리고 ‘배짱’ 있는 통역을 선호하신다고 말해줬습니다. 그 말을 듣고 시험장에서 제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요인은 그저 제 정신상태라는걸 다시 한번 새기며 들어갔습니다. 통역 전 세 교수님 모두 질문 한가지씩 하셨고 마지막 답변 끝나자마자 바로 한영을 시키셨습니다.
한영은 시작 전 pause도 길었고 말하면서 자꾸 버벅거리는 통에 내내 낭패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속내가 어떻든 겉으로는 침착하게 외국인 교수님 보면서 이야기했습니다. 별 반응 없이 턱 괴고 듣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설명하는 식으로 통역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보니 중간에 없는 말을 두어 번 덧붙였습니다. 한국도 난민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나라 뭐 그런 내용이 있었는데 여기에 ‘왜냐하면 한국전쟁이 평화적으로 끝난 게 아니고 휴전 상태라 언제든 전쟁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등 지문에 없는 내용을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말하면서 첨언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지만 이미 첫 부분을 내뱉은 후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영 마지막 부분까지 내용이 흔들려서 몹시 불안하게 끝냈습니다.
흘끗 보니 세 교수님들 모두 표정이 심상치 않아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지만 아직 다 끝난 게 아니기에 재빨리 추스르고 영한에서 만회하자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다행히 영한 내용이 쉬웠습니다. 이건 절대 망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최대한 집중하며 들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교수님이 지문을 다 읽자마자 바로 곽중철 교수님을 쳐다보면서 영한 통역을 했습니다. 기억나는 내용은 다 말했고 단어든 문장이든 막힘 없이 한 번에 끝냈습니다. 끝나자마자 이제 나가봐도 좋다고 하셔서 허무한 동시에 시원 착잡했습니다.
영한은 평타 이상 쳤다는 확신이 들었지만 내용이 꽤 쉽기도 했고 무엇보다 한영을 더듬거리며 불안하게 했기 때문에 떨어져도 할 말이 없었습니다. 합격통지를 보면서도 ‘왜?’라는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끝까지 차분하게 통역한 것이 좋은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2. 통번역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어학연수 또는 영어권 국가 거주 경험이 있나요? 입시 준비를 시작할 당시의 자신의 영어 실력이나 그 때의 느낌은 어땠나요? (e.g. 나만의 강점과 약점, 입시 준비를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것 등)
저는 해외 땅 한번 밟아보지 않은 국내파입니다. 그리고 통번역대학원 진학을 결심한 건 아주 단순한 이유에서였습니다. 그저 ‘통번역을 하고 싶다’는 것, 이게 전부입니다. 다른 걸 떠나서 한 언어가 가진 정서와 의미를 다른 언어로 소화시켜서 말해준다는 것 자체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이미 다른 직장이 있었기에 갈등 하다가 최종적으로 마음 굳힌 게 2013년 겨울 즈음 이었네요. 결심하고 나서도 경제적인 요인 등 여러 이유로 내가 정말 이걸 해도 되는 건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2차에서 떨어지고 나니까 비로소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게 후회되어 올해는 여기에만 전념했습니다.
3. 특별히 이창용어학원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이것도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2014년 당시 토요일 오전에만 시간을 비울 수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그것도 오전에만 실전반을 수강할 수 있는 학원이 이창용어학원뿐이었기 때문에 선택했습니다. 한 달에 네 번뿐인 수업 조차 다 듣지 못할 때가 있었지만 선생님이 제 강점/약점을 잘 파악하고 조언 주시는 게 여러 모로 유용했기 때문에 끝까지 다녔습니다.
4. 수업시간, 1:1 또는 그룹 스터디, 자습을 통해 쌓은 나만의 입시 공부 노하우가 있다면? (e.g. Writing, Speaking, Note-taking 등 영역별 공부방법) 1차 및 2차 대비에 있어 어떤 공부 방법들이 가장 효과적이었나요? 또 이창용어학원 수강을 통해 쌓은 공부 및 입시 준비 노하우가 특별히 있나요?
전반적으로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든 제 페이스 잃지 않고 융통성 있게 밀고 나가되, 항상 겸손하게 배워야 한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1차 대비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고. 그 외에 왕도는 없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제가 염두에 둔건 ‘어떻게 하면 영어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당연하지만 원어민이 어떻게 말을 하고 어떤 글을 쓰는지 계속 살피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저는 Writing수업을 따로 듣지 않았기 때문에 3월부터 7월까지 매주 화/목 약 세 시간씩 영어 사설을 혼자 읽고 요약했습니다. 가끔은 한 주제를 정해놓고 다양한 관점의 글을 골라 비교해가며 읽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문장이라도 제가 써먹지 못하면 소용이 없기에 다양하게 분석해서 그 문장에 담긴 사고 방식 자체를 얻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하면 들인 시간에 비해 양은 적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사고 방식을 바꾸는 작업인 만큼 장기적이고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7월까진 솔직히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자신이 없었는데 8월부터 모의고사 볼 때마다 그럭저럭 good은 받은 걸 보면 결과적으로는 저에게 맞는 공부 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차 대비 역시 많이 듣고 말하면서 본인이 깨우치는 것 외에는 딱히 없는 듯 합니다. 먼저 영-한은 듣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뒀습니다. 이해도에서 자신감이 나오고 또 이해한 만큼 메모리도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소리를 못 잡았을 땐 어떤 소리를 왜 못 잡았는지 체크했고 내용이 어려운 경우는 어떤 논리를 놓쳤고 또 어떤 단어와 시제에 주의했어야 했는지 확인하며 개선하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시험 다가오면서 영한 지문 난이도도 계속 높아졌기에 끊임없이 망했습니다ㅋㅋ
한영은 국내파로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스터디 파트너들 역시 이 부분을 고민했던 터라 3-8월까지 함께 이창용 선생님 실전반 한-영 자료를 계속 복습했습니다. 대신 복습이기 때문에 완성도 있는 퍼포먼스에 초점을 뒀습니다. 도저히 자기가 통역 못할 것 같은 부분은 선생님이 제시한 문장을 외워서라도 완성도 높은 통역을 하는 게 저희 목표였습니다. 6개월 내내 이게 과연 효과가 있는 걸까 셋 다 의문을 품긴 했으나 돌이켜 보면 이게 기본기를 다지는 작업이었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끊임없이 자신감을 주입하려고 했습니다. 다 아시겠지만 이 공부는 자기 비판에 빠지기 쉬운 공부입니다. 저도 자책에 자책을 거듭했고 망할 때마다 쪼그라드는 기분, 땅 파고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모범 답안을 보면서 ‘이건 쉬운 일이다. 쉬운 일인데 내가 자꾸 겁먹고 들어간다.’ 생각하며 자신감을 얻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9월까지도 한영을 제대로 해 본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때 슬럼프가 왔고요. 하지만 10월 들어서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습니다. 내뱉는 영어문장에만 신경 쓰다가 내용을 날리는 일이 없어지고 대신 내용만 생각하면서 영어를 다듬게 되는 일종의 태도 전환이 그 때 이뤄졌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인데도 막상 통역할 땐 죽어도 안되던 일이 다행히 너무 늦기 전에ㅋㅋ; 된겁니다. 이렇게 되니 한영에서 블랙아웃 되는 일이 신기할 정도로 사라졌습니다. 이 점이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후로 뭘 하든 최소한 내용을 날리는 일이 없어지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으니까요.
5. 이창용어학원에서 본인에게 가장 도움이 많이 됐던 수업은 무엇인가요? 그 이유가 있다면?
이창용선생님 실전반, Ron선생님 영-영 요약Speaking반, 김경민 선생님 2차대비 모의고사반을 들었습니다. 세 수업을 한꺼번에 들은 게 아니라 두 가지씩 섞어서 들었습니다.
실전반에서는 전반적인 공부 방법 등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지 늘 확인할 수 있습니다. Writing이든 통역이든 피드백이 객관적이고 꼼꼼하시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또한 관사나 명사 단/복수의 미묘한 뉘앙스 차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어디에서도 듣기 힘든 탁월한 설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으로 익히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인데 선생님께서 그런 점들을 아낌없이 설명해 주십니다. 개인적으로는 비교적 단기간에 통대 입시에 필요한 기본기를 최대한 다질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Ron 선생님 수업은 ‘영어적인 사고 방식’에 익숙해지기 위해 수강했습니다. 특히 자발적인 과제로 수업시간에 다룬 영어 지문 요약하기가 있습니다. 이 때 ‘원어민에게 인정 받는 영어’를 쓰기 위해 무척 애를 썼습니다. 돌아오는 건 항상 빨간 줄 뿐이었지만요ㅋ 그리고 입시 공부만 하다 보면 영어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마련인데 적어도 이 수업에선 맘 편히 영어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김경민 선생님 수업은 한영 피드백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첫 수업 때 한영을 처참하게 망했다가 무려 15분간 피드백 받았던 기억이 있네요ㅋㅋ 아이디어 분석에서 왜 실패했는지, 어떻게 접근했어야 했는지 상세히 피드백 주시는데 하나 하나 정말 유용했습니다. 그 외에도 어려운 문장을 어떻게 쉽게 분석할 지,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통역해야 하는 지 등, 한-영 통역 관련 ?L팁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영한 지문이 논리력을 테스트하는 글들이 많아 이창용 선생님 영한 지문과는 다른 각도로 영한 연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6. 입시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하루를 어떻게 보냈나요? (하루 총 공부 시간, 주로 공부했던 장소, 수업, 자습, 스터디 등에 매일 몇 시간을 투자했으며, 어느 것에 비중을 더 두었는지 – 만약 기간별로 다르다면 기간별로 설명을 덧붙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집에선 공부와 담쌓고 지내기 때문에 주로 빈 스터디룸이나 카페에서 공부했습니다. 3-6월엔 스터디도 하나였고 혼자 공부할 때도 아웃풋보다는 인풋에 비중을 뒀습니다. 주말엔 공부 안하고 영화를 보든 산책을 하든 놀러 나가든 기분 전환이 될 일만 했습니다. 7-8월부터 쓰기를 점차 늘리고 아웃풋에 더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가 9-10월엔 슬럼프가 왔지만 그냥 전력 질주한다는 기분으로 달렸습니다. 막판엔 건강에 무리가 되지 않을 선에서 일정을 빡빡하게 채워 수업과 스터디를 병행했습니다. 대신 쉴 때는 한가로울 만큼 여유를 가지고 쉬었습니다.
7. 마지막으로 선생님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항상 양질의 수업 자료 준비해주시고 또 끝까지 격려해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Ron선생님 수업 끝나면 9시 넘는데 몇 분이 걸리든 늘 영작 피드백 주셨던 것 감사하고요. 김경민 선생님 유용한 조언들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수업 스타일이 저에게 잘 맞았는지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고 유익했기에 앞으로도 생각날 것 같네요ㅎ 그리고 양시래 선생님 수업 수강은 안 했어도 스터디 파트너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파트너들이 양시래 선생님 한-영 자료를 종종 가져왔는데 정말 감탄 나오는 요약문들이었기에 두고 두고 필사했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늘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주신 이창용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전반적인 공부 전략에 대한 조언도 조언이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잔소리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때로는 혼자 화를 내시고 때로는 우릴 설득 하시고 때로는 체념 하시고ㅋㅋ 입시 초반에 참 막막했는데 그 때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달려가야 할지 알려주는 길라잡이의 역할을 제게 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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