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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추연경, 2018학년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한영과 통역전공 합격 | ||
수강강좌(교수님) |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한영과 통역전공(이창용어학원) | 평 가 | |
등록일 | 2018.01.16 | 조회수 | 8,741 |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1. 먼저 간단한 합격 소감을 들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제가 살면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이만큼 전심전력을 다해 볼 일이 또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사실 저는 캐나다에 거주하며 통번역을 업으로 삼아 왔는데 작년에는 뭣도 모르고 시험 일주일 전에 귀국해서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2차에 갔다가 한마디 못 하고 나온 경험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아예 생업도 잠시 보류하고 강남에 오피스텔까지 잡아 정말 빛에 홀려 돌진하는 나방처럼 하루하루 달린 것 같습니다. 합격이란 결과를 떠나서 거쳐온 시간 속에서 시사지식 및 영어실력 뿐 아니라 저란 인간 자체의 성숙을 가져왔던 시간이었고, 새로운 소재를 접하고 소화하는 체력을 길러 외대 시험 뿐 아니라, 넓게 보면 한 지식인으로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 것 같습니다. 또한, 나를 멀리가게 해주는 것은 내가 아닌 내 인생에 기적처럼 등장해준 주변 사람들이란 사실에 겸허함 안겨 준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2. 시험 당일, 어떤 마음으로 어떤 준비를 했나요?
# 1차 시험 당일
<1차 무렵부터 당일까지>
1차 시험이 근접해 다들 1차에 집중하는 시기에도 2차 공부와의 비율을 적정수준 유지하다가 1차 10일전부터 양시래 선생님 자료와 제가 쓴 글 전체를 복습하면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 내가 자주쓰는 표현, 자잘한 실수 등을 재방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원은 쉬지 않고 달리는 열차같이 앞으로 전진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무수히 제공합니다. 불안한 마음에 그 열차에 합승하여 끝까지 전속력으로 달려야 할 것 같지만, 새로운 주제에 자신을 끊임없이 노출시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잠시 하차하여 거쳐온 역을 되짚어 보며 지나온 주제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해가는 작업인 것 같습니다. 시험이 임박해서는 어떤 글이든 20분안에 1개를 써내려 가도록 물리적, 정신적 훈련을 했습니다. 어느 정도 재량껏 쓸 수 있는 1-2나 2-2 와는 달리1-1이나 2-1은 정답의 범주가 정해져 있는지라 더 신중하게 접근했어요. 막판에는 1-1 한글 요약 시간을 단축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도 해서 어떤 때는 1-1만집중적으로 써보기도 했지만, 1-1은 글의 첫인상이자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부담감에 요약만큼이나 시간이 걸리더군요. 시험 하루 전날까지도 펜을 놓지 못하는 어리석은 저 자신을 보고, 아예 1차 전날 저녁에 즉흥적으로 타이 마사지를 받고 몸과 마음의 전원을 껐던 것 같습니다. ㅎㅎ 시험 당일에는 좀 늦게 일어나 아심을 챙겨 먹고 택시를 타고 외대로 향했습니다. 나름 Mind는 컨트롤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글을 쓰려는 순간 손이 굳어1-1을 쓰면서 머리는 저만치 달리고 있는데 물리적으로 빨리 쓰는게 불가능한 상황을 겪으면서, 주어진 시간 안에 2-1을 못 쓸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커져가는 가운데 겨우 2-1을 완성했습니다. 역시 모르면 용감하다고 작년에는 아무 생각없이 써서 시간은 부족했지만 과중한 부담감 없이 썼던 반면 이번 해에는 stakes 가 컸던 만큼 돌 한 자루를 어깨에 얹고 쓰는 느낌이었습니다.
<1차 발표>
외대는 why 오전 시간에 후딱 발표하지 않고 우리를 오후까지 기다리게 만들어 사람의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하는 걸까요?제가 2-2를 몇 줄 못 쓴 관계로 불안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당일 아침에 2차 스터디를 하고 오는 길에 대낮부터 맥주를 사서 음악을 귀청 떨어지게 틀어놓고 집안 대청소를 하며 불안감을 잊으려 발악했으니까요.J
# 2차 시험 당일
<2차 막판 준비>
2차 시험에 긴박해서 이상한 잠병에 시달렸는데 그 이유는 제가 욕심을 부려 어느하루 아침 7시부터 죽치고 앉아 한-영 연습을 했는데 나중에 녹음 된 파일 수를 세어보니 40개가 넘더라고요. 머리를 혹사한 날 잠을 12시간 잤는데 뇌가 회복이 안되었는지 그다음날도, 다음다음날도, 거의 시험 전까지 계속 잠을 12-14시간을 자야 피로가 풀리는 이상한 경험을 했습니다. 2차 시험 전날이나 당일에는 그냥 뇌를 쉬는 쪽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죠. 아주 중요한 교훈은: Don’t overdo it! 뭐든 지나친 것은 어리석은 것이며 그에 대한 값을 치르게 되나 봅니다. 여러분의 뇌를 소중히 여기고 절대 혹사 금지입니다.
<2차 당일>
저는 토요일 오후반이라 여유가 있어서 좋았는데 거의 끝에서 세 번째로 4시간 가까이 대기했답니다. 자기 순서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마이크로호명하면 내려가는 식인데 혹시 내 차례가 다음일까 하는 생각에 마음을 놓을 수 없으니 마음 졸인 상태로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진이 빠지는 일이고, 반드시 잘 견뎌야 하는 관문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시간이 경과하며 거의 텅 비어가는 강당에 우두커니 앉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pressure조차도 견디지 못한다면 넌 여기 들어오면 안돼.’이런 생각이 들자 마음이 숙연해지면서 약간의 오기가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또 교수들이 ‘나’를 평가하기보다 내가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도구가 되는가’를 중요시 여길 것이므로 나답게 ‘전달’을 잘 하자고 생각했어요. 듣기로는 교수들이 멀리 앉아 있었던 방이 하나 있었는데 저는 작고 울리는 방에 배정되어 교수 세 명이 바로 제 코앞에 있었어요. 세 분의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는 거리인데 사실 세 분 모두 지쳐 보이셨어요.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했는데 길게 이것저것 다 말하려다가 다 버리고 (굳이 알고 싶으시면 더 질문하시겠지 하고) 아주 짧고 간단히 했더니 오히려 좋아하시는듯 보였답니다. 역시 추가질문은 없었고 바로 외국인 교수님이 영어를 낭독해 주셨습니다. 다 듣고 난 후 저의 비장하고 신중했던 마음을 기억합니다. This is it! This is the moment I’ve been waiting for! 잠시 몇 초간 생각한 후 입을 떼기 시작했는데교수 눈을 또렷하게 번갈아 바라보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니 들어보시라는 듯, 손 제스처까지 써 가면서 전달하는 제 자신을 봤습니다. (저는 이창용 선생님 수업 때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삐딱하게 허공을 보며 한다고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영은 곽중철 교수님이 읽어주셨어요. 저는 영-한이 신경이 많이 쓰였었는데 영-한의 고비가 끝난 후 한-영은 좀 더 편하고 쉽게 말하고 끝났습니다.
3. 통번역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캐나다 법무부 공인 통역사로 일해오면서 한국 교민이나북한 난민을 주로 상대하게 되는데not a happy line of work이에요. 가정 폭력, 교통사고, 이혼, 심지어 살인까지, 제 평생 겪지 못할 불행한 일들을 접하게 되니까요. 한순간의 사고나 질병으로 불행해진 사람들을 늘 보며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이며, 우리 인생은 불에 휘~ 타버리는 종이 한 장 같을 수 있음을 느낀답니다. 하지만 결국 이 일의 근본은 사람을 돕는 일이고 늘 배움을 수반하는 일이라 하면 할수록 제 일에 대한 경의와 사랑이 생기면서 더욱 더배우고,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어요. 타지에서 겪는 어려움 + 언어장벽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그들의 voice가 되어주는 일을 제 소명으로 여기며 열심히 일해온 것 같습니다. 저에게 한국은 늘 그립고 가고 싶은 곳이라미국 몬트레이보다는한국 학교로 가고 싶었고, 한국 외대의 역사가 길고 높은 명성이 있는 만큼커리큘럼 또한 충실할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저희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 ‘돈은 언제든지 벌 수 있지만,공부는 때가 있다.’라는 말이 결정적 촉매제가 된 것 같습니다.
4. 입시 준비를 시작할 때 자신의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였다고 생각하나요?
일상생활을 무리없이 할 수 있는 정도였지만academic 한 영어를 구사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력인데다가시사 상식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6월에 처음 허훈 한영통역반에 등록했는데 첫 강의 때 시키면 너무 당연한듯 들은 내용을 다 줄줄이 기억하고 요약해내는 학생들을 보고 기함하여 바로 수강 취소를 했던 기억이 있네요. 어떻게든 하는 법을 배워서 7월에는 무조건 견디고 해야한다고 마음먹었습니다. 2차에서 요하는 skill은 별도의 training을 요하는듯 합니다. 즉 영어 실력도 중요하지만,외대에서 요하는퍼포먼스는 second nature가 되도록 숙성시키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래서 일찍 시작하면 할수록 좋고, 늦어도 6-7월에는 시작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5. 영어 공부 경력 (영어 전공, 어학연수, 영어권 국가 거주, 영어 활용 업무 등)은 어느정도 였나요?
대학에서는 비즈니스와 심리학을 전공했고 대학생때는 베이비시터,웨이트리스부터 콜센터representative까지 잡다한 일을 했었고,졸업 후에는 전공을 살려 회사에서 일하다가 실증을 느끼고 티칭과통번역쪽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래서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하여 사설 칼리지에서 한국 대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고, 통역은 주로 병원, 경찰서, 쉼터, 학교 등에서 일하다가, 사법통역을 시작하면서 주로 법원이나 변호사들과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취미로 한인 방송국에서 라디오 DJ도 했었고, 바텐더 자격증도 따기도 했어요.
6. 입시를 준비를 시작할 때 다짐했던 것이나 마음 자세 등 어떤 생각을 했나요?
누가 어떻게 하든 저는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하자고 애초에 마음먹었어요. 또 어떻게 하면 외대 시험에 패스할까에 치중하기보다는 언어의 기본을 탄탄히 다져 주워진 시간 내에 최대의 경지까지 올려볼까를 더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 오히려 시험은 거꾸로 붙을 수밖에 없고, 떨어지는게 불가능해질테니까요. 제가 생계를 접고 다시 학생이 되어 공부할 수 있는 것은privilege이며 나를 위해 온전히 투자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힘든 공부를 견디어 나가는 저를 응원하며, 내가 모르는게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채워나가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러나 의무감으로 절 구속하지는 않았고 작은 routine을 갖되 하기 싫을 때는 안 하고 그때그때 당기는(?) 공부를 자유롭게 했습니다. 사실 이 공부는 어떤 주제도 나올 수 있기에 주변의 모든 것들이 공부의 소재가 될 수 있잖아요. 또 ‘매일’하도록 하자고 생각했는데그 이유는 하루에 먹을 수 있는 양이 한정되어 있듯이, 하루에 내가 소화할 수 있는 공부량이있었고,하루란 시간은 은근히 많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7. 특별히 이창용어학원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저는 한국에 없었기 때문에 모든 정보를 온라인 상으로 접했고, 샘플 강의를유트브로 보고 이창용 어학원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8. 공부를 하면서 쌓은 나만의 입시 공부 노하우가 있다면?
( WRITING / SPEAKING / NOTE-TAKING등영역별공부방법및기타노하우)
사실 1차 공부가 2차 공부이고, 2차 공부가 1차 공부이고, 1,2차 공부가 영어 공부이고, 영어 공부가 외대 공부이고 이 모든 것이 다 연계되어 있음을 느끼실 겁니다. 이 공부의 특징은영어/한국어를passive하게 읽거나 들어서 머리로 이해하는 것에서 한 단계 나아가 active하게 입으로 말하고, 글로 쓸 수 있음을 요합니다. 눈과 귀에서 머무는 영어를 손과 입으로 내려오게 하는 공부는 또 다른 차원의 공부가 아닌가 싶습니다.
1차
1차는 일주일에 두 번씩 시험 세팅으로 쓰고 반드시 선생님께 (또는 전문가에게) 첨삭을 받으세요. 스파끼리 서로 글을 바꿔보며 첨삭하는 것이the blind leading the blind가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의 시선으로 내 문장들을 다시 한번 다른 각도로 볼 수 있고, 같은 주제로 쓴 두 가지 다른 버전 (양시래 선생님 버전까지 세 가지 버전)을 보면서 배울점이 많습니다.
저는 글을 쓰면서 제 writing voice를 발견하려고 했습니다. 또key word하나로 머릿속에 연쇄적으로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면 미리 다 쏟아내어 종이에 적고 brain storm을 하기도 했어요. 원문에 끌려가지 말고 어떤 주제든 그에 따른 전형적 어휘나 표현이 있음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썼습니다. 1-1은 집중해서 잘 듣고 노트테이킹은한국어든, 영어든 빨리 나오는 것으로 내가 알아볼 수 있게 했고 시간 배분에 항상 신경썼습니다.
2차
1차는 어느 정도 혼자 공부할 수 있지만 2차는 긴장된 상황에서의 퍼포먼스이므로 학원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하기를 권해드려요. 다만 학원에 전적으로 ‘의지’하기보다는 ‘활용’하기를 권해드려요. 이유를 꼽자면 첫째, 우선 학원에 가면 자극/영감을 받고 동기부여가 됩니다. 감정이 고조된 상태에서의 학습은 기억에도 잘 남겠죠. 둘째,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나 관찰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강사님들이 주는 피드백이 나에게 해당되기도 하므로 남의 실수를 통해 내가 배울 수 있습니다. 셋째, 내가 긴장되는 상태에서 어떻게 나왔나, 즉 나를 관찰하기 위해서입니다.넷째, 또 다른 차원의 스트레스를 경험하여 스스로를 단련하기 위해서입니다.
학원에 가서 수업 중에 또는 스터디를 통해 아래의 것들을 시험해 보세요.
단어를 모르고도 할 수 있는지, 다 못 알아듣고도 할 수 있는지, 버릴 건 과감하게 버리면서 할 수 있는지, 기억 다 못해도 무너지지 않고 할 수 있는지, 완전히 생소한 주제도 할 수 있는지, 여러가지 유형의 글을 소화할 수 있는지, 산만한 가운데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할 수 있는지,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도 뼈대를 추릴 수 있는지, 비논리적인 글도 맥을 잡아 나름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 남과 비교되고 내가 우스워 보이는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할 수 있는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할 수 있는지 등등입니다. 이거 하러 학원에 가는 것이므로 잘 못했다고 상심하지 마세요.궁극적 목적은 시험장 문을 열고 들어가 5분동안 교수님들 앞에서 잘하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요.
2차 면접
초창기 때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 중에 옷은 어떻게 입어야 하나, 눈은 마주쳐야 하나 등의 질문을 합니다. 교수들은 문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이 사람이 될지 안될지 병아리 감별사같이 직감적으로 안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face-to-face로 평가하는 자리이고 사람이 하는 평가이기 때문에 분명 사람이 풍기는 느낌이 무시 못할 인상으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자세, 말투, 적당한 속도감, 목소리, 표정, 아이컨택, 옷차림 등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스터디
스터디는 꼭 해야 할까, 스터디는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과 해야 할까, 몇 개를 해야 할까 저는 이런 고민을 했었습니다. 스터디를 굳이 해야 할 이유를 꼽자면, 우선 스터디는 긴장감이 조성된 상태에서 새로운 지문을 발표할 기회를 줍니다.그러나 제 경험상 Feedback 이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그것이 스터디의 핵심은 아닌듯싶어요. 자신의 퍼포먼스는 자기 자신이 가장 critical 하게 평가할 수 있지 않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수업을 두 달이상 들으면 더이상 mind가 engage 하지 않음을 느껴서 수업을 계속 바꿔 듣는 편이었고, 스파도 아는 사람이나 같은 사람과 하면 긴장감을 느낄 수 없어서 새로운 사람과 1-2회성으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불안감에 스터디를 많이 돌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개의치 말고 자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택하세요.
기억력
처음 시작할때 가장 두려운 부분이 바로 ‘기억해야 한다는 부담감’일겁니다. 저도 수강을 취소할 정도로 처음에 겁을 먹고, 난 절대 저렇게 기억하지 못할 거라고 좌절했었죠. 그러나 제 말을 믿으세요! 기억력은 계속 연습하면 고무줄처럼 조금씩 신기하게 늘어납니다. 다만 기억력에 너무 치중하지 마세요. 기억을 다 잘해서 모든 말이 빠짐없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전달되지 않는 듯한 느낌을 주는 퍼포먼스를 볼 수 있습니다. 표현의 나열만으로 전달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고 말을 너무 그대로 기억해 직역한듯한 어색한 전달로 변질되기 쉽기 때문이에요. 뇌가 새 정보를 받아들일 때 syntax도보고 그 이면의 meaning도 본다고 하는데 우리는 syntax에서 한꺼풀 벗어나 들은 내용을 가공하는 느낌으로, 그리고 내용에 겹이 있다면 그 겹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단어나 표현의 전달이 아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아 연습이 필요한데 바로 이 관점을 유지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9. 이창용어학원에서 본인에게 가장 도움 됐던 수업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거의 모든 수업을 조금씩 다 들어 보았는데 (허훈, 강민수, 양시래, 이창용, 김경민, Nate, Ron, 진유화, 김태훈) 저는 이 방법이 제게 맞았습니다. 한 수업을 오래 들으면 제 스스로 나태해지고, 또 각각의 강사님께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달랐기 때문이에요. 개인적으로 저는 양시래 선생님의 big fan입니다!
강민수 선생님 – 영한이 한영이며 한영이 영한이란 진리를 느끼게 해줍니다. 늘 전환하며 생각하는 영어를 주창하시며 어떻게 보고, 어떻게 접근하면 되는지, 영어와 한글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게 해주셨어요. 숙제도 내주시고 수업 끝나고 남아 일일이 지도까지 해주시고 열의를 다해 가르치십니다.
허훈 선생님 – 학생들이 행여나 자신감을 잃을까 항상 깊이 배려하시는 마음이 느껴져서 감사했고, 항상 잘했다는 말을 아끼지 않으셨어요.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일정하고 꾸준한 형식으로 수업하시는게 좋았습니다. 수업 후에도 늘 학생들의 질문에 성의껏 대답해 주시고 수업 중간 중간에 주시는 진심이 담긴 조언들이 다 피가 되고 살이 되었네요. 몸이 아프셨던 날도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이창용 원장님– 어떻게 저렇게 많은 자료를 찾아 제공하시고 순식간에 고quality로 뚝딱 번역하시는지 자료를 보면서 정말 감탄사를 날리곤 했습니다. 저는 막판에 원장님 수업을 들었는데 거의 모든 선생님의 수업을 거쳐 오면서 발표 때 긴장감을 어느 정도 이겨냈다고 생각했는데 원장님 앞에서 하는 것은 또 다른 장벽이었어요. 그 이유는 타 선생님들과는 다르게 발표자를 정말 자세히 응시하시고 몸짓, 표정, 말투 등 A부터Z까지 분석하고 적나라하게 파악하시기 때문입니다. 원장님 피드백을 몇 번 받은게 마치 독감 백신 주사 맞은것과 같다고 하면 설명이 될까요? J
양시래 선생님 – 양시래 선생님은 정말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깊이로 영어를 탐구하신 분 같아요. 탐구해 얻은 보물같은 지식을 어떻게 저렇게 설명할 수 있을까 늘 감탄하며 배웠습니다. 그 분의 말은 재밌고 유익해서 평생 들어도 질리지 않을 거예요! 오프라인 강의는 앉을 자리도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은데 선생님을 제대로 만나보는 방법으로 온라인 강의를 추천합니다. 선생님 자료는 1차 시험의 바이블임은 말할 필요도 없고요.
네이트 선생님 –우선 네이트 선생님은 학원을 대표하는 목소리로 음성도 워낙 좋지만, 글도 전문 트레이닝을 받았나 싶을 정도로 잘 읽으십니다! 저는 장거리 운전시 오디오북을 듣는데 더이상 못 듣겠다 싶은 목소리가 있어서 소리에 예민한 편이거든요. 네이트 선생님은 (적어도 저에게는) pleasing to the ear이었고 계속 들어도 또 들을 수 있는 목소리였어요. 또 네이트 선생님은 첨삭을 꼼꼼하게 해주시고 논리의 허점을 예리하게 지적합니다. 참 다양하고 흥미로운 토픽을 매주 찾아 직접 opinion essays까지 작성하시는데 그 정성이 대단해요!
김경민 선생님 –어느 정도 실전 단계로 올라갔을 때 도전해 볼만한 수업입니다. 지문 난이도가 높은 편이고 (지문에 twist가 있다든지) 선생님이 조성하는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요. 다른 수업에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차원의 중압감을 이겨내는 경험은 분명 실전에 도움이 될 겁니다. 힘든 수업임에도 제가 가장 길게 들었던 수업이네요. 그러나 언제 호명될지 모르는 수업 방식은사람을 지치게 할 수 있어요. 우리가 가려는 길을 가보신 분으로서 (이제는 결혼 후 일을 병행하는 엄마로서) 본인이 겪고 느낀 점을 얘기해줘서refreshing 합니다.
RON 선생님 –한국어가 수준급이고 영어가 모국어이시므로 원어민의 관점에서 영어다운 표현, 영어다운 사고로 시역하게 해주는 수업이라 그 점에서 다른 수업과 차별화됩니다. 또 김태훈 선생님과 진행하는 수업은unique한 방식이라 흥미롭고 재밌어요!
10. 입시 준비 기간 동안 하루를 어떻게 보냈나요?
(수업, 자습, 스터디 등, 기간에 따라 어떤 비중으로 나누어 공부했는지 등)
어떤 비중이 있었다기보다는전반적으로 손을 놓지 않고 골고루 하되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조금 더 무게를 두었던 것 같아요. 저는 자유롭게 살아온 습관이 있어 strict한 일과가 있었다기 보다는 아침에 눈이 떠지면 일어나는 식으로 시작하길 좋아했고(아침 일찍 약속이 있지 않는 한), 공부도 그때그때 필요하거나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스스로를 강제하지 않는 선에서 했던 것 같습니다.
11. 이창용 어학원의 담당 선생님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언제 시킬 줄 모르는 발표에 대한 압박이 쓴 약처럼 삼키기 힘들었지만 힘겹게 먹고나니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할까요. 선생님 한 분 한 분, 유익하고 열정 어린 강의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12. 마지막으로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첫째,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Go your own way! 학원을 몇 달 가고, 안가고, 어느 학원을 가고, 누구의 수업을 듣고, 스터디를 몇 개하고 등에 연연하기보다는 나 자신을 자세히 연구하고 내 스타일을 발견하여 그 방식대로 추진하세요. 둘째, 공부하면서 체력을 잃고 결국 시험장에서 실력 발휘를 못 하기도 하는데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점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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