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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2012학년도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번역과 합격 | ||
수강강좌(교수님) | () | 평 가 | |
등록일 | 2015.12.22 | 조회수 | 2,039 |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박지우, 2012학년도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번역과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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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라서 처음엔 놀랐습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지금 나태해진 스스로를 보면서 마치 합격이라는 말 자체가 곧 실력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됩니다. 나의 실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는 당장 기사 한 줄만 읽어보아도 드러나는 까닭입니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강남을 들락거린 지 3년이 훌쩍 넘은 듯 합니다. 처음에는 학원의자에 앉아 있는 것조차 맘이 불편할 정도로 부족한 수준이었던 것을 상기해 보면,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에 실력이 늘긴 늘었나 보다 하면서도 여전히 영자신문이나 뉴스가 불편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을 보면서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다만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공부를 하면서 공부란 무엇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조금은 더 알게 된 것 같아서 기쁩니다. 과정 중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그리고 모든 일의 배후에 계신 신께 감사합니다.
공부
처음엔 막연히 영어 공부를 위해서 학원을 불규칙하게 다녔습니다. 읽기 자체가 안 되는 지문과 대본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영어와 조금씩 친해지다가 통번역대학원을 목표로 삼고 청문어학원에 정착한 것이 2010년 1월입니다. 그렇게 2011년 6월까지는 통역에 관심을 두고 양시래 선생님과 이창용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주로 양시래 선생님의 기초반 수업을 들으며 기본 실력을 쌓았고, 2011년에는 이창용 선생님의 실전반 수업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2011년 시험에 통번역과로 지원하기엔 실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7월부터는 양시래 선생님의 실전 번역반 수업을 들으며 번역과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지금 그나마 영어의 뼈대라도 갖추게 된 것은 양시래 선생님께 빚진 바가 큽니다. 종종 발표나 질문을 할 땐 지적을 받고 얼굴이 빨개진 적도 많았지만, 그렇게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자세한 설명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하나씩 머릿속에 쌓아갔습니다. 그리고 실전 번역반 수업에서는 말 그대로 ‘실전’수업으로 매시간 실제 시험과 유사한 난이도의 지문을 30분 동안 써 보는 연습을 하였는데 이와 같은 연습을 따로 하지 않았던 저로서는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창용 선생님의 실전반은 봄에 수강하였는데 이도 역시 ‘실전’수업으로 수업시간 내내 발표할 기회가 많은 점이 가장 유익했습니다. 두 분의 수업 모두 양질의 자료가 너무 많이 주어지는 탓에 복습은 늘 다 하지 못했습니다. 복습 시에는 모든 자료를 시간 간격을 두고 네 번씩 보았습니다. 읽기 자료는 두 번씩 네 번 읽었고, 듣기 자료는 한 번은 듣고 두세 번은 듣고 따라 했습니다. 쓰기자료도 한 번은 읽고 세 번은 외워서 썼습니다. 너무 꼼꼼히 보느라 하루에 소화하는 양이 너무 적었지만 성격 탓인지 단순 무식하게 이 방법을 내내 고수했습니다. 비효율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해-기억의 과정은 확실하게 밟아온 것 같습니다.
시험
1차 시험은 한-영, 영-한 요약번역 문제가 각 2문제씩 출제되었습니다. 한국어 지문은 노르웨이의 높은 국제적 기여도를 설명하면서 한국도 국제적 기여를 높일 것을 주장하는 글 하나와 중국 관광객 증가에 따라 이들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전략마련을 촉구하는 글이 나왔습니다. 첫 번째 글에 신중을 기하느라 많은 시간을 소비해서 두 번째 글은 급하게 마무리 해야 했습니다. 영어 지문 첫 번째 글은 개인적인 에세이로 책을 대하는 사람들의 관점을 두 가지로 분류하는 내용이었고 두 번째 글은 운동과 치매의 상관관계에 대한 과학기사였습니다. 첫 번째 글은 조금 난이도가 있는 대신 짧았고 두 번째 글은 평이했지만 길었습니다. 역시 첫 번째 글에 공을 들인 나머지 두 번째 글을 쓸 때엔 시간이 모자라 글씨가 날아다녔고 손에는 마비가 올 지경이었습니다. 긴 글이라 효과적으로 내용을 요약했더라면 더 수월했을 터이나 시간에 쫓기다 보니 그럴 여유를 갖지 못했습니다.
2차 시험은 영-한, 한-영 문제가 각 1문제씩 출제되어 시간 면에서는 1차에 비해 다소 여유가 있었습니다. 1차와 다른 점은 지문의 길이가 약간 더 길어졌다는 것과 번역이 아니라 본문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실질적으로 저는 1차 시험과 비슷한 느낌으로 치렀습니다. 요약번역의 기본적인 틀에 나의 의견을 조금 가미하는 식이었습니다. 영-한 은 영국 폭동 사태를 다룬 칼럼을 읽고 다른 문화(또는 한국 문화)와 비교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쓰라는 것이었는데 글쓴이의 주요 주장을 요약한 것을 골자로 사이사이에 한국의 상황을 예로 들면서 나의 의견을 넣었습니다. 한-영은 기후변화문제에 대한 각국의 태도를 언급한 뒤 이에 대해 한국이 제스처만 취하지 말고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문이 나왔습니다. 문제가 각국의 태도를 요약한 뒤 자신의 견해를 쓰도록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요약번역을 해서 나온 글 자체가 주장하는 성격의 글이 되었고, 그것이 거의 나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따로 내용을 추가하지는 않았습니다.
1, 2차 모두 다행히 수업시간에 다루었던 것과 비슷한 주제, 비슷한 난이도의 지문들이 대부분이었기에 막막함 없이 펜을 놀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양시래 선생님의 조언대로 영-한에서는 논리적이고 세련된 글을, 한-영에서는 제한된 어휘 속에서 틀리지 않는 글을 쓰고자 노력했습니다.
구술시험은 2차 시험의 일부로 번역시험을 치른 다음 날 보았습니다. 예상 질문을 서너 개 뽑아보기는 했지만 제대로 준비하진 못했습니다. 당일엔 무엇보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일이 고역이었습니다. 접수번호 탓인지 한참을 기다려서 들어가 교수님 세분으로부터 지원동기 등 평이한 질의응답을 영어 및 한국어로 주고 받았습니다. 한국어로는 곧잘 답변했으나 영어로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서 탈락 요인이 될 수 있겠다 싶었으나 결과를 보면 상대적으로 구술의 비중이 작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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